서 론
안면마비는 얼굴의 편측에 발생하는 급성 안면신경마비 로, 일생 동안 60명 중 1명 정도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 으며
1), 40세 사이에 가장 높은 유병률을 보이고, 발병일로 부터 3일 정도에 가장 심한 마비도를 보이며, 발병 후 적어 도 3주 이내에 85 %의 환자들이 회복을 보이기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안면마비 후유증에 대하여 전체 안면마비 환자의 약 71 % 는 후유증 없이 정상으로 회복되고, 나머지 29 %는 다양 한 정도의 안면마비 후유증이 남게 되며, 후유증의 정도 는 부전마비, 구축 그리고 연합운동의 유무에 따라 결정 된다
3).
말초성 안면마비는 발병 후 약 3~6개월 후부터 후유증 을 야기하며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연합운동, 구축, 경련, 악어의 눈물 증후군, 눈물 감소, 미각 장애, 청각 장애, 이 명, 청각과민 등이 나타날 수 있다
4,5).
안면신경의 비정상적인 재생으로 인해 장시간 지속되는 후유증은 종종 환자에게 안면신경마비 자체보다 더 큰 고 통을 주며
6), 외모에 대한 관심이 높은 현대사회에서 안면 마비의 불완전한 회복은 환자에게 걱정과 고통을 주고 사 회적 상호관계에 대한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환자에게나 의사에게나 중요한 의미가 있다
4).
현재까지 안면마비 후유증에 대한 연구는 아직 많이 부 족한 상황이나
7), 안면마비 후유증에 대한 치험례
8,9) 및 임 상고찰
10,11)이 꾸준히 발표되고 있으며, 안면마비 후유증에 대한 환자 및 의료인의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평가하기 위한 표준화된 scale은 존재하지 않으며, 사용되는 대부분의 scale이 주관적 평가가 주를 이 루어 신뢰도가 떨어지는 부분이 있고, 객관적 scale은 Haruo Saito
12)의 연구에서처럼 특정 기구를 이용한 논문 에서만 발표되고 있다.
이에 저자는 안면마비 후유증 평가 도구의 필요성을 바 탕으로, 기존에 사용되는 안면마비 및 안면마비 후유증 평 가지표에 대해서 살펴보고, 각 평가 도구의 장단점 고찰을 통해 객관적인 후유증 평가도구 개발을 위한 제언을 하고 자 한다.
고 찰
안면마비는 병인과 관계없이 치유과정에서 안면에 정적, 동적 변화가 발생하며, 이는 일반적인 신경섬유의 무작위 재생에 의해 나타난다. 그러나 대규모의 불규칙적인 재생 이 발생하는 경우, 연합운동 등을 포함하는 불편한 증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33).
안면마비 후유증이 발생하면 일상적 생활에서 나타나는 신체적 불편감뿐만 아니라 자신감 감소로 인한 대인기피 등 심리적ㆍ사회적 문제점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후유증 발생 시 적절한 치료를 통한 회복이 중요하다.
안면마비 후유증 환자를 치료하는 데에는 환자의 현재 상태를 평가하고 치료에 따른 변화를 확인하기 위한 scale 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꾸준히 발표되는 안면 마비 후유증 관련 논문에서 안면마비 후유증을 평가하는 통일된 방식의 객관적 scale이 존재하지 않으며, 이로 인해 후유증 평가도구가 아닌 안면마비 평가 scale인 House- Brackmann scale, Yanagihara scale이 주로 활용
5)되고 있고, 그 외의 scale은 간헐적으로 혹은 특정 논문에서만 사용되는 실정이다.
Peitersen
3)은 현재까지 발표된 scale들은 후유증 증상 의 정확한 평가와 환자의 등급 분류 세분화 사이에서 균형 을 맞추는 것이 어려우며, 특정 정의에 기초하여 지표를 활 용하기 때문에, 높은 특이도를 갖는 동시에 신뢰가능한 수 준의 민감도를 보이는 scale을 개발하는 것이 이상적이라 고 하였다.
Lee et al
7)은 논문을 통해 현재까지 사용되는 안면마비 후유증 평가방법에 대하여 고찰하였는데, 대부분의 논문에 서 안면마비 후유증 평가에 사용하는 scale은 NRS 형태의 scale, 전체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scale, 각 증상별로 평 가할 수 있는 scale이 있으나, NRS scale은 매우 주관적으 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으며, 다른 scale은 아 직 잘 활용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안면신경은 얼굴 내의 다양한 운동 영역을 지배하며, 타 액분비, 누액분비 및 미각의 일부를 담당하는 복잡한 신경 이기 때문에, 이에 따른 안면신경의 기능을 평가하기란 쉽 지 않다.
검사자 주도 혹은 환자 주도의 주관적 scale에서는, 환 자의 안면에 나타나는 증상의 표현을 다양하게 평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어떠한 동작을 수행함에 개인마다 다르게 표현할 수 있고, 환자가 표현하는 증상을 검사자가 주관적으로 받아들이고 평가함으로써 검사자 간 차이가 발 생하여 scale 자체의 검사자 간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 또한, 주관적 평가에 의존하여 객관성ㆍ일관성 및 재현성 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계측 혹은 수치 계산을 이용하는 객관적 scale에서는 일 반적으로 특정 장비를 사용하거나 길이 측정 등의 방법을 통해 주관성은 철저히 배제된 채 객관적이며 재현 가능한 평가를 수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계측을 위 한 장비가 필요할 때가 많고, 계측을 하거나 수치를 계산할 때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으로 임상현장에서 빠르고 간 단하게 적용하기 어려운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므로 안면마비 후유증 환자의 평가는 주관적 scale 과 객관적 scale의 장점을 활용할 방안을 모색해야 하며, 환자의 현재 안면 상태에 대한 평가와 호소하는 후유증 증 상에 대한 평가 및 이로 인해 나타나는 불편감에 대한 삶의 질 평가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안면상태 평가, 후유증 증상 평가, 삶의 질 평가 각각의 항목에 대해 scale을 각각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며, 안면상태의 평가는 빠르고 간 단하게 시행하고, 후유증 증상 평가는 안면촬영을 통한 객 관적 지표와 함께 호소하는 증상에 대한 평가를 통해 환자 를 세세하게 파악해야 한다. 이에 더불어 삶의 질 평가를 수행함으로써 종합적으로 환자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면상태 평가와 관련된 scale 중에서 HB scale은 안면 기능상태 평가에 다용되는 scale인 동시에 빠른 시간에 간 단하게 평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FNGS 2.0과 Sunnybrook scale은 안면상태의 평가와 더불어 연합운동 에 대한 평가가 가능하므로 환자를 정확하게 평가하는 데 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Yanagihara scale은 10가지 동작에 따른 안면마비의 상태를 평가해야 하므로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고, 후유증과 관련된 증상 파악을 할 수 없으며, Nottingham system의 경우는 안면마비 후유 증 증상의 개별 평가와 어느 정도 유사한 면이 있어 검사가 중복되는 점은 비효율적이다.
안면마비 후유증 증상 평가는 대표적 증상인 연합운동, 구축, 안면경련, 악어 눈물 증후군 등을 각각 개별적으로 평가해야 하는데, 위에서 언급한 안면촬영을 통한 객관적 지표를 갖추고 여기에 증상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이루어 질 수 있도록 scale을 추가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연합운동 평가 scale에서 SAQ는 환자가 직접 작성하는 설문지 형태 로 입력가능하며, 연합운동의 세분화된 증상을 평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The evaluation of Nakamura for synkinesis 및 The evaluation of Haruo Saito for synkinesis는 객관적 계측에 의한 평가지표로 활용가능하 다. 그러나 The scale of Kim for synkinesis는 부위에 따 른 증상 유무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으나 증상을 세세하게 파악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구축 평가 scale에서 The scale of Kim for contracture, The scale of Edson Ibrahim Mitre for facial asymmetry 역시 객관적 계측에 의한 평가 지표로 활용가 능하다.
안면경련 평가에서는 객관적 지표로 확인하기 어렵기 때 문에, 주관적 scale을 통한 활용이 필수적이다. Scott scale은 보편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으나, proposed comprehensive scale of Bettina Wabbels et al for the estimation of treatment results of Hemifacial spasm 의 경우 안검 및 관골로 나누어 부위별 평가 및 증상 정도 에 따른 평가가 가능하며 경련에 따른 삶의 질도 종합적으 로 평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악어 눈물 증후군 평가에서는 Shirmer’s test를 이용하 기에는 증상 정도와 눈물량에 대한 관계를 규정하기 어려 움이 있으며, 증상의 빈도 및 심한 정도를 5-point scale 등을 이용하여 평가를 수행할 수 있다.
삶의 질 평가에서는 안면마비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나타 나는 증상에 대한 불편감을 평가할 지표가 중요하며, FDI 는 안면마비 관련 증상에 대한 신체적ㆍ사회적 기능을 평 가하므로 유용하다.
위에서 언급한 각 scale의 장단점을 토대로, 향후 안면 마비 후유증을 평가하는 연구에서 사용하는 scale은 다음 과 같은 사항을 포함해야 한다.
우선, scale 자체에 객관성 및 신뢰성이 있어야 한다. 특 정 조건이나 환자의 상황에 관계없이 일관적이고 객관적으 로 평가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scale 결과에 따라 환자의 상태를 유추할 수 있어야 하므로, 계측을 통한 안면상태의 평가가 적합할 것으로 생각된다. 위에서 언급했던 객관적 계측을 이용한 scale인 The evaluation of Nakamura for synkinesis, The evaluation of Haruo Saito for synkinesis, The scale of Kim for contracture, The scale of Edson Ibrahim Mitre for facial asymmetry의 활용이 가 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동적ㆍ정적 평가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어떠 한 특정 동작에서 나타나는 증상만을 평가하지 않고, 휴식 시 및 안면 운동 시에 나타날 수 있는 증상에 대해 각각 파 악하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Sunnybrook scale은 정적ㆍ 동적 평가가 같이 이루어지며, The scale of Edson Ibrahim Mitre for facial asymmetry에서도 정적 및 동적 상 황에서의 계측이 가능하다.
실제 임상에서 안면마비 후유증 환자 평가의 대부분은 안면 상태를 단독으로 평가하거나, 혹은 대표적인 증상인 연합운동이나 구축 등 안면마비 후유증의 일부 증상만을 같이 평가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로 인해 환자의 상태를 정 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안면상태의 치료 전후 비교평가 에 어려움이 많았다. 향후 안면마비 후유증 환자 진료에 있 어 안면상태의 평가, 안면 후유증 증상에 대한 평가, 삶의 질 평가를 함께 수행하여, 환자의 상태를 자세히 파악하고 치료에 활용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현재까지 발표된 안면 마비 후유증 증상의 종합적 평가 scale은 활용범위가 좁고 세부적 평가가 불가능하므로, 각각의 증상에 대한 세부적 이고 객관적인 scale을 증상별로 활용하여 종합하는 것이 현실적일 것이라 생각되며, scale 활용에 있어 편의성과 효 율성을 함께 갖춘다면 활용가능성이 더욱 커질 수 있을 것 이라 생각된다.